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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성작가 시 열 세번째] 76인적다 2019. 7. 30. 22:44
76인
1.
나 그렇게 살리라. 76인처럼.
나는 77번째의 어릿광대.
살아서 죽지도
죽어서 살지 못할 작고 나약한 존재.
어디로 다가가는가.
끝내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으로.
그들 또한 마찬가지였다.
한 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
미지에의 희망을 가슴에 품고
오도 가도 하지 못하는.
2.
난 그렇게 살리라.
76인과 더불어 살아가리라
나는 77번째의 어릿광대.
내가 가고자 했던 곳은
이미 도착해 있었기에
어디에도 가지 못함이 아니라
내 안의 그들과 만나기 위해
난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기에
이미 그렇게 살아가고 있음을
자각조차 못하는 나는
이름 없는 어릿광대.
숨조차 쉬지 못하는 나는
그렇게 살아가야만 하는 나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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