蓮(연) 무엇을 바라보고 있었을까. 귓가에 스치듯 찾아오는 바람소리에 놀라 그저 눈망울만 깜빡거리는데 희미한 입가에 느껴지는 촉촉한 감촉은 빗방울에 쓰여있는 작은 속삭임. 나는 보았다. 감성을 일깨우는 엷은 연꽃을. 그 속에 뛰어들어 和해지는 순간 나는 사라져가리. 저 빈 허공 속으로. 꽃은 피어나 안개 속으로 잊혀 가리. 가슴에 담아둔 아늑한 기억 속으로. 오늘 나는 연못의 한 줄기 연꽃이 되어 그대 안에 설레임을 남겨 놓으리. 잊히지 않은 추억. 희미한 안갯속으로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