애착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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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성작가 시 열두 번째] 죽은 손가락적다 2019. 7. 29. 23:24
죽은 손가락 죽은 손가락에 대한 애착이랄까. 내가 알지 못하던 어느 순간에 벌어진 일. 이제는 알아 버렸지만 때는 늦었다. 잘리어진 손가락과 더불어 내 희망도 날아가버렸다. 이를 악물어 깨물어보아도 감각은 사라진 지 오래. 발갛고 선명한 이빨 자국만이 선홍빛 핏줄과 더불어 꿈틀거릴 뿐이다. 아. 어쩌면 이렇게도 비극적인 일이 나에게! 마디마디가 떨려오지만 그건 눈의 착시일뿐. 내가 본 상처는 이미 과거와 함께 저물어 버렸다. 죽어버린 손가락. 그것의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겠지. 한숨 섞인 핀잔과 조소의 환청은 이미 드리워진 불안의 심연으로 빨려 들어간다. 빛나는 내 과거의 손길 또한, 현재의 나 자신을 빨아들인다. 다시 올 수 없는 환희에의 희망. 그것은 죽은 손가락에 대한 애착이랄까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