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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일본 오카야마] 소소함이 매력적인 일본대표 벚꽃명소 #1카테고리 없음 2011. 11. 28. 20:54
무심코 맡게 된 향기가 마음 속 깊은 곳에 닿아, 도무지 잊히지 않을 것만 같은 커다란 잔향을 남길 때가 있다.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던 그 계절은 흐르는 시간에 고스란히 자리를 내주지만, 그 향기는 고스란히 남아 다음 만남을 위한 진한 여운을 남긴다. 일본 주고쿠(中國) 지방의 남동부, 오카야마현(岡山県)의 향기는 언제든지 다시 기억을 불러일으킬 만한 매력적인 향기를 지닌 곳이다.
가쿠잔 공원과 벚꽃-봄에는 약 1000그루의 벚꽃이 만개해 많은 관광객들이 몰린다.
벚꽃향기에 취해 오랜 전통의 길을 걷다
오카야마현은 일본의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편이다. 하지만 온난한 기후로 인해 일본에서 가장 강우량이 적기 때문에, 풍요로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으며 오랜 역사와 전통이 가득한 매력적인 곳이기도 하다. 청명한 하늘 아래 펼쳐진 아기자기한 마을의 모습과 다양한 역사적 공간들은 마치 시간이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.
그 시대적 착각은 지금 서있는 이곳, 오카야마현의 북쪽 쓰야마시(津山市)에 있는 가쿠잔 공원(鶴山公園)에서도 어김없이 느낄 수 있다. 비록 지금은 성터만 남아있지만, 천하의 명성을 자랑하던 쓰야마 성(城)의 당당한 위용은 눈가에 잡힐 듯 선명하다. 그 뿐만이 아니다. 공원 전체에 만개한 수천 그루의 벚꽃들이 빚어내는 향기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크나큰 감동을 선사한다.
구라시키 고고관-흙벽으로 된 창고를 이용한 고고학 박물관이다.
오랜 시간동안 소중히 간직해 온 역사의 모습은 오카야마현의 남부에 있는 구라시키(倉敷)에서도 여실히 느끼게 된다. 지금으로부터 약 300년 전, 에도막부의 직할지(덴료)로 번영을 누렸고, 물자 집산지로 발전하기도 했다.
구라시키의 상가들-하얀색으로 칠한 벽은 미관지구의 상징이 되었다.
‘구라시키’라는 이름도 창고가 많다는데서 유래했으며, 지금도 구라시키 강을 따라 세워진 많은 창고를 볼 수 있다.
강가를 따라 조성된 미관지구-에도시대 상업도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국가 지정 보존 지구이다.
특히 18세기에서 19세기까지 세워진 85동의 창고와 당시의 마을이 남아있는 일대는 ‘미관지구(美觀地區)’로 지정돼, 당시의 마을모습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. 흰 벽의 창고들은 지금은 갤러리와 카페, 상점 등으로 활용되고 있으며, 전통 가옥들 사이에 서양식 건물들이 혼재하는 이국적인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. 에도시대의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거리를 거닐다 보면, 어디선가 자연스럽게 사무라이를 만나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.
구라시키가와 강 유람-관광선을 타고 강 유람을 할 수 있으며, 약 20분간 운행한다.
자그마한 나룻배를 타고 구라시키가와 강변을 따라가며 스쳐지나가는 마을의 풍경을 머릿속에 담는다. 고고한 흰색으로 칠해진 가옥들, 강가를 따라 끝없이 늘어선 버드나무 가로수,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벚꽃들. 잊지 못할 아름다운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짐에 따라 자연스레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하다.
벚꽃과 어우러진 강가-강변에는 벚꽃과 가로수 등이 드리워져 있다.
이윽고 강변 근처에 내려, 미관지구 북쪽에 있는 혼마치, 히가시마치 일대를 걸으면, 하얀색으로 칠한 ‘누리야즈쿠리(塗家造り)’ 양식의 상가들이 죽 늘어서 있어 서민적인 분위기와 옛 정취를 동시에 느끼게 된다. 주민들의 소박한 생활모습, 그리고 마을에 대한 사랑이 한데 어우러져 따뜻하고도 정감어린 분위기를 자아낸다. 소소한 일본다운 향기를 듬뿍 맡은 기분이랄까. (계속)