-
정(情)
무엇이 바른 지 난 알지 못한다.
아무도 길을 정해주지 않았기에
홀로 선 머나먼 변방의 땅 위에서
이리저리 휩쓸리다 결국 남은 건
폐허의 자아뿐.
어떠한 길을 찾아 떠난 것일까.
처음부터 끝을 찾아낼 수 없는데도
난 무엇을 얻고자 혼자 남았을까
알 수 없기에 혼란스럽다.
외로움과 불쾌감이 밀려온다.
그것은 내가 이기고자 했던 곳.
사랑의 끝에서 갈구하려 했던 것.
그러나 그 끝은 아무것도 없었다.
공허한 정적만이 흐를 뿐.
시간과 함께 주저 없이 향해갈 뿐.
그러나 나는 남았다.
온몸의 떨림의 감흥은 어느새 멎었다.
한숨은 메아리로 돌아온다.
나를 잠식시키는 이 울림은
더욱더 크나큰 아픔만을 남긴다.
사랑.
그것은 외로움의 또 다른 항변이다.
어디에 대고 소리쳐 외친대도
돌아오지 않는 빈 벽의 메아리
정은
결코 만족을 주지 않는다.
그것은 차라리 무력감.
외벽에서 바라보는 내 안은
차디찬 절망의 씨앗이 될 수 있을까.
'적다' 카테고리의 다른 글
[성작가의 시 아홉 번째] 종이 줍는 할아버지 (0) 2019.07.25 용서 (0) 2019.07.21 꿈속의 달빛 (0) 2019.07.19 [소설 사점오] 4.5 (4-1) (0) 2019.07.16 [일간 성작가] 연 (0) 2019.07.15