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순수의 詩
잃은 건 아무것도 없어.
애초 잃을 것도 없었기에
세상 모두가 목을 매는 것들은
이미 사라져 버렸기에
그것은 파괴영역의 가시방석.
헛된 책망은 화를 가져올 뿐.
오묘하고 조화로운 새 삶의 영화로움.
순수.
타는 듯한 갈망의 황톳빛 노을은
내가 보려던 게 아니었지.
물살의 흐름을 거스를 수 있을까.
가냘픈 순수의 끈을 부여잡은 채로.
어린아이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.
어른이 돼버린 아이는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.
해맑은 웃음을 잃어버린 건
언제부터인지 기억도 나지 않아.
다만 모든 것을 되돌리고 싶어.
영광으로의 자부심은
모든 상처를 수반하고 있음을
깨달았기 때문에.
입에서 내뱉은 말들은 모두 허상의 품으로.
순수는 이미 새빨간 천과 사라져 버렸어.
찬 공기 안 방울져 내리는 이슬은
누가 떨어뜨린 것일까.'적다' 카테고리의 다른 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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