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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순수의 詩
    적다 2019. 7. 12. 22:10

     

    순수의 詩

    잃은 건 아무것도 없어.
    애초 잃을 것도 없었기에
    세상 모두가 목을 매는 것들은
    이미 사라져 버렸기에
    그것은 파괴영역의 가시방석.
    헛된 책망은 화를 가져올 뿐.

    오묘하고 조화로운 새 삶의 영화로움.
    순수.
    타는 듯한 갈망의 황톳빛 노을은
    내가 보려던 게 아니었지.
    물살의 흐름을 거스를 수 있을까.
    가냘픈 순수의 끈을 부여잡은 채로.

    어린아이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.
    어른이 돼버린 아이는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.
    해맑은 웃음을 잃어버린 건
    언제부터인지 기억도 나지 않아.

    다만 모든 것을 되돌리고 싶어.
    영광으로의 자부심은
    모든 상처를 수반하고 있음을
    깨달았기 때문에.

    입에서 내뱉은 말들은 모두 허상의 품으로.
    순수는 이미 새빨간 천과 사라져 버렸어.
    찬 공기 안 방울져 내리는 이슬은
    누가 떨어뜨린 것일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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